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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가족 암투병에 빚 쌓여… 암 재발에도 치료 엄두 못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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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83회 작성일 22-06-0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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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가족 암투병에 빚 쌓여… 암 재발에도 치료 엄두 못 내

4년 사이 어머니·남동생 암으로 잃어 본인도 암투병, 암 전이에 치료 못 해 막냇동생 코로나로 실직, 살 길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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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병철씨와 작은어머니 윤순영씨가 응암동본당 이백옥(마크라) 빈첸시오회 회장(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방병철(59)씨는 최근 4년 사이에 둘째 남동생과 어머니를 차례로 잃었다. 암이 온 집안을 덮쳤다. 남동생이 간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던 중 어머니까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남동생 장례는 4년 전, 어머니 장례는 올해 3월 치렀다. 70대 노모와 50대 아들 셋이 살던 응암동 연립주택 지하방엔 이제 방씨와 방씨 막내 남동생만이 남았다.

암이라면 지긋지긋하다. 그 역시도 암환자다. 지난해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 약으로 버티고 있다. 간 손상에 당뇨 합병증까지 와서 먹는 약만 한 움큼이다. 시장에서 원단 장사를 했지만 몸이 아프니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최근 병원에선 암이 주변으로 전이됐다며 당장 항암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가족 넷 중에 셋이 암을 앓았으니, 가세가 기우는 건 한순간이었다. 방씨는 “남동생과 어머니 수술비부터 여기저기 빌려서 내다보니 월세 30만 원이 밀리기 시작했고 집 보증금 2500만 원을 까먹은 지 오래됐다”고 했다. 현재도 월세가 몇 달치 밀려 있어 집주인 눈치를 보는 중이다. 그나마 간간이 택배 일을 하던 막냇동생도 코로나19로 회사가 폐업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땐 응암동본당에서 매달 10만 원씩 지원해 주는 후원금과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기초노령연금 30만 원가량으로 생활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니 그마저도 끊겨 현재는 수입이 한 푼도 없는 상태다. 응암동본당 빈첸시오회 이백옥(마크라) 회장은 “주민센터를 통해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알아봤지만 형제님 나이가 아직 50대고 남동생도 있어 수급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있어 나라에서 도움을 받을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키 166cm, 몸무게 46kg인 방씨는 저체중이다. 암환자는 식사를 잘 챙겨 먹어야 하는데 그는 하루 세끼를 챙겨 먹는 날이 일주일에 며칠 되지 않는다. 뭘 차려 먹기엔 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어서다. 위장관에도 문제가 생겨 늘 속이 더부룩하다.

방씨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땐 그래도 챙겨 먹었는데…”라며 “어머니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크다”고 말끝을 흐렸다.

조카들 반찬이라도 챙겨주러 청주에서 한 달에 한두 번 들른다는 방씨의 작은어머니 윤순영(체칠리아, 76)씨는 “저라고 형편이 나을 게 없어 어쩌질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방씨는 “여기저기 돈 빌리고 도움받는 것도 주변에 폐만 끼치는 것 같아 마음이 복잡하다”면서 “이렇게 생각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 가톨릭평화시문 2022.06.05 발행 [1665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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