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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뿌리를 앎(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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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812회 작성일 22-07-21 09:39

본문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하루를 시작하고 지내다 보면, 그리고 하루를 마치고 되돌아 보면 만남과 대화와 관계에서 마음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대면하고 맞딱뜨리는 순간, 그의 말과 행위 등이, 곧 그의 접근 방법이 전혀 내가 예기치 않은 것이어서, 

나의 선의와 자존심이나 자존감에 해를 입혔을 때입니다. 그 마음의 상함과 불편함이 바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그의 그런 상식 밖의 행위에 대하여 어떤 모습과 방법으로 다가가야 할 지 생각하고 고려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내가 하는 만남과 대화와 그리고 관계가 선하고 좋은 것이라 한다면, 굳이 다음에 그 만남과 대화와 관계를 

중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선함과 착함과 참된, 곧 좋은 것은 결국 모두에게 좋게 결말을 내기 때문입니다.

 

큰 나무가 서 있습니다. 겉에 드러난 모습이 웅장하고 힘차 보입니다. 그러나 나무는 땅 위에 자리잡은 줄기 가지 잎과

꽃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큰 나무는 곧 땅 속에 이와 같은 크고 튼튼한 뿌리가 있습니다. 그 뿌리는 각각의 크고 

작은 줄기 뿌리, 그리고 가지마다 실뿌리가 붙어있습니다. 원뿌리와 줄기 뿌리는 이 큰 나무를 지탱해 줍니다. 

실뿌리는 땅 속 깊은 곳의 양분을 빨아들입니다.

 

원뿌리도 가지 뿌리도 있지만, 실뿌리도 있습니다. 원뿌리는 큰 나무의 기둥, 줄기 뿌리는 자리를 잡는 데, 실뿌리는 

영양소를 받아들여 자라는 데 그 기능을 합니다. 그러니 이 큰 나무가 살아는 것은 보이는 것 뿐 만아라, 보이진 않은 

곳의 건강함으로 그렇게 됩니다.

 

사람의 현재의 모습은 겉에 나타난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 그 내면에 있는 형성된 생각과 마음, 가치와 그 역사에 의해 

좌우됩니다. 그가 잘하고 있다는 것은 그의 생의 역사 안에 잘함이 존재하는 것. 만일 그가 허물과 부족함이 있다면, 

그이 역사에 잘함과 반대되는 요소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곧 원뿌리의 단단함이 없을 때, 나무가 제대로 심겨 있을 수 

없고, 줄기 뿌리가 약하면 나무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실 뿌리가 없으면 나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인간의 허물과 부족, 약함과 부끄러움, 죄와 악습도 실상 그 뿌리들의 약함과 결핍에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탓하고 혼내면서도 그의 각각 뿌리에 있는 상처와 아픔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땅 위의 나무의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내면의 상처와 아픔 그리고 소외된 것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치료하고 치유해야 바르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죄를 용서한다는 것은 죄도 용서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지만, 더 나아가 땅속에 감춰진 그의 원뿌리 줄기 뿌리 

실뿌리를 바라보려는 노력과 수고가 필요합니다. 기도하며 온유하고 겸손하게 그 뿌리의 것을 바라보는 데 굼뜨지 

않기를 바랍니다. 허물과 부끄러움, 상처와 소외 등을 바라보고 그것을 풀어가기 바랍니다. 

하나하나 옹쳐진 실을 풀 듯, 풀어가기 바랍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내면의 묶여있고, 옹쳐진 매듭을 풀어가십시오. 하나 하나 풀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 풀어가면 모두가 풀리게 되고 

모든 것이 자유롭고 해방이 됩니다. 그는 튼튼하고 건강하며 잘 자라게 됩니다.

 

주님, 성령의 마음으로 당신께 희망과 믿음을 구하게 하소서. 

오늘도 묶인 매듭을 푸는 데에서 멈칫거리지 않게 하소서. 매듭의 처음을 찾고 풀게 하소서. 

마침내 모두 풀어서 통하고 사용하고 만들고 모두를 이루게 하소서.



이재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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