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빈첸시오 바로가기

게시판

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그 바라봄(2022.03.10)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725회 작성일 22-03-10 09:55

본문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미운 사람 얼굴 바라보기 쉽지 않습니다. 불편하게 한 사람을 마주 보기 어렵습니다.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바로 볼 수 없습니다. 피해를 줄 것 같은 사람을 외면하게 마련입니다.

사람은 자기에게 피해를 주거나 그것이 예상되는 사람과 거리를 둡니다. 먼저 마음에서 부터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저 사람의 얼굴을 마주 할 수 없어!"

"정말 보기 싫어!"

"피해 갈 거야!"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비로 겉으로는 내색을 하더라도 마음에서는 그를 멀리 따로 두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요?

실상 미운 사람이거나 나를 불편하게 하거나, 부담을 주거나 피해를 줄 것 같은 사람을 멀리 보내고 떠나 보내길 바랍니다. 그런데 실상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그가 가족, 배우자 형제들이라면 그를 억지로라도 바라보아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볼 수 밖에 없는 이라면 그를 바라보길 바랍니다. 삐뚜로 볼 것이 아니라 바로 보기 바랍니다. 바로 보는 마음은 그를 용인해주고 그를 수용하는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바라봄은 방향 전환입니다. 전환하려면 먼저 바라보아야 합니다. 바라보지 않고서는 그쪽으로 갈 수 없습니다.

 

'방향 전환'이 회개임을 압니다. 죄를 지어 하느님을 등진 인간이 돌아서서 그분을 바라보고 그분께로 걸어가는 것이 회개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에게 얼굴을 돌리고 싶지 않은 마음은 그를 용서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뜻하고, 회개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반영된 것입니다.

 

나를 곤경과 어려움 속에 몰아넣고, 조롱하고 폄훼하고, 불의하고 의롭지 못한 행위를 한 사람을 바라보기가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을 강하게 몰아부치고 타격을 가하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그러니 그를 어찌 마주 볼 수 있겠습니까? 마주 보면서 뺨때기를 때로고도 싶습니다.

 

실상 빰때기를 때리는 것이 더 낫습니다. 그를 바라보며 때리는 것이니까요? 오히려 그 때림에서 해결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뺨을 때리는 것은 그가 미워서가 아니라 그가 무지하고 불의하고 의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선한 마음과 양심에서 자연히 우러나오는 행위입니다. 내 양심이 존중받고 보존하고 보호되기를 바라는 것이니까요. 그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 내가 그의 뺨을 때리는 것이긴 하지만, 그것이 회개와 회심의 길도 들어서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든 그를 바라보는 것은 방향 전환, 회개의 시작입니다. 바라볼 뿐 아니라 그에게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그러고는 그에게 진실과 참됨을 말하기 바랍니다. 그렇게 그를 바라보며 말하는 것이 모든 문제의 해결임을 알기를 바랍니다.

 

나를 참담하게 하고 나를 사면초가로 만든 그를 바라본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를 바라보고 주시할 때, 그의 어둠을 볼 수 있으며 칠흑같은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를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그 사람까지도 구원하기를 바라십니다. 백 마리 어린 양 가운데 한 마리 양을 잃을 때, 목자는 한 마리 양을 찾아나서는 것과 같습니다.

 

용서는 내가 그를 용서하고 풀어주는 것 부터가 아니라, 그를 먼저 바라보는 데 있습니다. 그를 깊이 바라보고 생각하고 묵상하는 데 있습니다. 그의 허물과 잘못, 그릇됨과 악한 행위를 바라봄에 있습니다. 그것을 보아야 합니다. 그런 후에 용서의 단계로 나갈 수 있고 그 용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기도할 수 있고 그 기도가 온전해 지도록 믿음으로 노력할 수 있습니다.

 

용서는 바라보는 것 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깊이 사색합니다. 사색과 묵상과 함께 그의 안에 있는 어둠을 식별하도록 도움을 청하기 바랍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주님,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용기 주소서. 그의 얼굴에서 어둠의 그늘을 보게 하소서. 그의 얼굴에서 어둠이 벗겨지도록 나의 빛의 모습으로 그를 비추게 하소서. 그의 얼굴이 밝음으로 바뀌고 돌아섬을 보게 하소서. 그가 당신을 만나게 하소서.



이재을 신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