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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오늘의 묵상

용서, 유치와 치기를 벗어나(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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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4-02-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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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생활하다 보면 어리숙한 사람이 있습니다. 어리숙한 것처럼 보이지만 영악한 사람이 있습니다.  똑똑한 것 같지만 

어리숙한 사람도 있습니다. 어리숙한 이 같지만 참되고 성실한 사람이 있습니다. 단순하고 평범하지만 선하고 바른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바르고 성실하며 실천에서도 행하는 이가 있습니다.

 

  치기(稚氣)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리고 유치한 감정이나 기분을 내는 것을 말합니다. 매사 유치하게 처신하는 이도 

있습니다. 치기와 유치가 자기도 모른 체, 그에게서 지속적 흘러 나오고 주변에 어려움을 주는 이들도 있습니다.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되어도 그 유치함과 치기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가정이나 직장, 사회 각 공동체에서 이런 

유치함과 치기로 일상화되기도 합니다. 이런 이들이 각 가정등 공동체에 가치의 혼돈과 갈팡질팡함을 주고,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갖가지 고통을, 각기 사회적 질병을 갖게 합니다.

 

  사실 그의 유치함과 치기 등은 자세히 보면 어린이와 청소년 시기의 전에, 그 유치이나 치기를 강요당하거나,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해결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곧 부모로 부터, 가족으로 부터, 함께 하는 가족 구성원 

등으로 부터 유치함이나 치기를 벗어나는 자람과 도움을 받아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도 

피해자입니다. 자기가 하는 말과 행위와 행업들이 자신이 왜 자신이 그렇게 하는지 모른 체 살아가고 있습니다. 

삶의 무지, 깨닫지 못함 자체이기 때문에 측은함을 넘어서 가련한 모습니다.

   우리가 용서와 화해를 말할 때, 특히 이런 이들을 만날 때, 무엇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특히 앞으로의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지, 앞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그를 격리시킬 수도, 외면할 수도, 그를 떠나버릴 

수 없는. 그런 관계와 사이입니다.

 

  화해와 용서의 길에서 용서는, 그의 유치와 치기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도 그 자신이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 지를 모르기 때문에 , 곧 무지의 심연 속에 갇혀 있기 때문에, 나의 의분과 격분을 가지면서도 오히려 

그의 무지의 심연을 위한 이해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상대적으로 내가 그를 아는 것보다, 그가  그 자신을 더 

모릅니다. 그는 더 이상의 변화의 길을 모릅니다. 오히려 내가 그를 더 잘 알고 그를 앞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그는 아무 것도 모르는 높은 낭떨어지. 그 앞에 위험하게 서 있는 아기와 같습니다. 

그런 아기를, 그런 위험에 있는 아기에게 뒤에서 소리지르거나 외쳐댈 수만은 없습니다.

 

  둘째로 그에 대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걸어가는 바른 길, 선한 길 굳굳히 걸어가고 그 선함의 목표에서 내가 그

걸어감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선과 진리, 참됨의 굳건함에서는 하느님께 앞장 서시고, 그분께서 이 모든 것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다만 이 길에서 내가 수고하고 노력하며 십자가을 져야 하는 인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인고도 주님께서 도와주시며 그분께서 몸소 나의 십자가를 져 주십니다.

 

  용서와 화해, 무지의 심연 속에 있는 이에 대해서 그를 용서하기보다, 그의 무지를 벗겨 주십사고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그에게 나의 선함과 참됨의 굳건함을 보여줍니다. 그것이 그에게 대한 용서와 화해의 길입니다.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화해와 용서. 그 길은 무지에 대한 기도와 굳건한 진리의 길이 선행됩니다. 

그렇게 용서의 길로 나아갑니다.

  주님, 제가 오늘도 어둠과 그늘을 식별하게 하소서. 그의 치기와 유치함에서 그가 그것을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도우미가 되게 하소서.

 


 이재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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